2015년 개봉한 영화 ‘인턴(The Intern)’은 단순한 직장 코미디가 아니라 세대 간의 이해와 개인의 성장, 공존의 의미를 다룬 따뜻한 드라마입니다. 퇴직 후 무료한 삶을 살던 70세의 벤이 스타트업에 인턴으로 입사하면서 겪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영화는 세대차이와 가치관의 차이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이 영화를 되돌아보며 우리가 놓쳤던 메시지와 현재에도 유효한 교훈을 짚어봅니다.
성장: 인턴 벤의 인생 전환기
벤(로버트 드 니로 분)은 40년간 근무했던 전화번호부 회사에서 은퇴한 후, 매일 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무기력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우연히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 포스터를 보고 지원하게 되고, 젊고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스타트업 ‘어바웃 더 핏’에 합류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재취업 그 이상이었습니다. 벤은 회사의 규칙을 배우고, 젊은 직원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기술을 익히고자 노력합니다. 변화에 적응하며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벤은 단지 나이 많은 직원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미처 갖지 못한 삶의 태도와 조직 문화에 대한 통찰력을 가진 인물로 그려집니다. 매너, 예의, 책임감은 그를 단순한 인턴이 아닌 조직의 버팀목으로 성장하게 합니다. 나아가 그는 단순히 회사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서, 주인공 줄스의 멘토가 되어주며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보여줍니다.
세대차이: 갈등 아닌 연결의 고리
영화 인턴은 세대차이를 갈등의 요소로만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세대가 어떻게 공감하고 이해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벤과 줄스(앤 해서웨이 분)의 관계는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줄스는 스타트업을 빠르게 성장시킨 유능한 CEO지만,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하고, 조직 내 불신과 외로움에 시달리는 인물입니다. 처음에는 벤의 존재를 불편해하던 줄스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의 따뜻한 배려와 조언, 안정감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벤은 줄스의 말 없는 조력자가 되어 그녀의 혼란과 고민을 진심으로 들어주고, 판단하지 않으며 함께 고민합니다. 영화는 이들의 관계를 통해 ‘세대차이’가 소통과 이해의 부재에서 비롯된 것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며,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와 열린 마음임을 강조합니다. 또한, 사무실 내의 젊은 직원들도 벤과의 관계를 통해 성장합니다. 처음엔 낡은 세대의 상징처럼 여겼던 벤을 통해 진정한 업무 태도와 인간관계를 배우며, 영화는 세대차이의 벽을 허무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공존: 함께 일하는 방식의 재정의
영화 인턴은 단순히 한 명의 인턴 이야기로 끝나지 않습니다. 진정한 핵심은 ‘공존’에 있습니다. 기업은 다양한 세대, 배경,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며, 이를 어떻게 조율하고 함께 일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줄스가 회사를 이끄는 방식은 빠르고 효율적이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미숙함이 드러나기도 합니다. 이에 반해 벤은 느리지만 섬세하게, 사람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조율합니다. 이 두 인물이 각자의 장점을 살리며 공존하는 과정은,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조직 문제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단순히 세대 간의 문제를 넘어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영화는 말합니다. 벤은 단순히 ‘시니어 인턴’이 아니라, 젊은 조직이 놓치고 있던 균형과 따뜻함을 회복하게 만드는 촉매제 역할을 합니다. 줄스 또한 벤을 통해 자신이 잊고 있었던 삶의 가치, 리더십의 본질을 되새기게 됩니다. 결국 이 영화는, 함께 일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며, 공존은 선택이 아닌 ‘필수’ 임을 이야기합니다.
‘인턴’은 단순한 직장 영화가 아니라, 세대를 넘어선 성장, 이해, 공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그 메시지는 오히려 지금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이 영화를 다시 본다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갈 것인지 다시금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